얼마전 제약, 바이오 산업관련 강의를 듣고 생각난 점을 남겨본다.
키움증권 허혜민 애널리스트님의 강의였고 너무 인상깊게 들었다.
평소에 제약, 바이오 산업보다는 반도체, 2차전지, AI 쪽에 더 관심이 많았던 터라 더 그런 듯 하다.
아무튼.
제약/바이오 산업 글로벌 시장규모가 2500조인데 반해 반도체는 780조 시장 규모라고 한다.(놀랐다.)
(이정도 규모라면 나도 그 주위에서 입만 벌리고 있어도 떨어지는 콩고물 받아먹을 수 있지 않을까.)
통계관련 강의, 책에서 바이오 관련 예시가 많이 나온다.
데이터가 많이 쓰이는 분야라는 것이다.
현재 지향하는 데이터 관련 직무가 많이 필요한 곳이지 않나 싶다.(실제로 그런지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
통계학 강의에서 들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약이 효능을 보여준다면 약과 효능간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혀야 한다.
이를 위해 ‘효능이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귀무가설을 기각할 수 있는 표본 결과가 필요하다.
1상부터 3상까지의 표본 실험을 통해 약의 효능을 입증해낼때 그 판단은 통계학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신약 출시를 위해 필요한 비용 중 80%는 3상에 투입된다.
3상에서 보통 1000명 정도 표본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 비용은 1000억 이상이다.
최근 떠오르는 다이어트약 관련 3상은 17,000명 정도를 진행했다고 한다.
3상 비용이 크다는 것은 데이터 직무 지망으로서 희망편과 절망편 두 가지 시사점을 던진다.
희망편: 3상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표본 선택, 실험 설계에 데이터 분석 직무가 깊게 관여하여 중요 직무로 여겨진다. 그러므로, 데이터 직무 연봉이 높다.
절망편: 3상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인건비라도 낮추기 위해 개발 인력에 비해 서브인 데이터 분석 직무는 연봉을 높게 책정하지 않는다.
근데 절망편이라 하더라도 엥간한 일반 사기업보단 제약기업이 연봉이 높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바이오 의약품(화학 의약품X) 주사제 같은 경우엔 영업이익률이 60%에 달할 정도라고 한다.
가장 대우가 좋다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평균연봉이 9천만원, 대졸초봉이 4천5백 정도로 보인다.
물론 현재 2023년 8월 상황으로 봤을 때 국내 바이오 섹터 자체가 완벽히 침체되어 있다.
위에서 언급한 3상의 무시무시한 비용 문제와 거품 붕괴로 침체된 바이오 섹터 상황 때문에, 자금력이 부족한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3상 진행을 못하고 2상까지만 한 다음 빅파마(Big Pharma = 글로벌 대大~~제약회사=화이자 등)로 기술이전을 시도 중이다.
이를 알고 빅파마는 기술이전을 최대한 미루며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알아서 나가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
헐값에 기술을 넘기도록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빅파마를 제외한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배경으로 호황기(거품기?)라고 할 수 있는 18년 이후로 채용문이 계속 좁아지고 있는 듯 하다.
자소설닷컴을 뒤져봤는데 역시나 딱히 데이터를 사용하는 직무는 없어보이고 타 산업에 비해 공채인원이 좁아보인다.
아무튼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그 주변에 딱 달라붙어 있으라는 애널리스트님(강의 해주신…)의 이야기를 교훈 삼아 데이터와 조금 다른 직무라도 하나 노리고 준비해야할 듯 싶다.
아무튼 이러한 좋지 않은 바이오 섹터 상황 덕분에(?) 많은 유능한 구직자분들이 2차전지 쪽으로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시는 것 같다.(전통의 반도체랑 같이) 이럴 때 빈집을 노려보는 것도 꽤 좋은 전략이라 생각한다.
대학생 선호기업 조사를 보면 2월 잡코리아 조사에서는 삼바가 3위를 하고 5월 인크루트 조사에서는 삼바가 11위다. 설문 방식 차이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잡코리아는 복수선택이고 인크루트는 딱히 명시된 걸 찾진 못했지만 각 기업 선호도 비율이 모두 한 자리수로 매우 낮은 걸 봤을 때 단일 선택으로 보인다. 복수선택시에는 3위이고 단일선택시에는 11위라면 빈집까지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ㅎ
바이오섹터 전체적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이는 오히려 신입채용을 노리는 구직자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
앞서 말한 매력적인 시장 규모, 그리고 약간 국내에선 저평가된 섹터 상황에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일원이 된다는 전략을 ‘지금’ 갖고 가는 것은 나중 10년, 20년을 바라봤을 때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참고
1. 키움증권, 허혜민 애널리스트(제약/바이오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수상, 키움증권 최연소 팀장) 강의
2. 잡코리아
3. 인크루트